등산라이프/100산명산산행기

[블랙야크 100산명산]패기있게 떠난 지리산 무박종주 후기(성삼재휴게소~삼도봉~벽소령대피소~세석대피소 ~한신폭포~ 백무동야영장)가는법+준비물 참고!

효라이프 2022. 2. 14. 23:12
반응형

2021년 5월.

생일날 설악산의 설산(1월)을 다녀오고 난 뒤 지리산에 꽃혀버렸다.ㅋㅋㅋㅋㅋㅋ(아니 무슨 패기로?)

다녀온 뒤 정말 근자감이었다는걸 깨달았고 ㅋㅋㅋㅋ 혹시 나와 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며... 기록 남기기!!

지리산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

등산코스 성삼재휴게소~삼도봉~형제봉~벽소령대피소~세석대피소 ~한신폭포~지리산 백무동야영장

등산시간 12시간 57분 (휴식시간1시간)

거리 29.3km (평속2.5)

난이도 ★★★★★

추천 4.5/5

전체적인 평

매우 힘들다. 아마 당분간 무박 종주는안할듯 ㅋㅋ 무박보다 1박2일 종주를 해보고 싶다. 무박종주는 체력+등력이 받춰줘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중간에 너무 힘들면 어디든 내려올 수 있는 루트를 생각하면서 등산하는것 추천!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도전하고싶은 가장 큰 이유는 해가 뜨기 전 새벽부터 지리산을 등산하고 해뜨는걸 보고, 해가 뉘엇질때까지 지리산에 머물렀던 그 하루동안의 시간이 매력적이었다. 

물론 내려올때즈음엔 이미 멘탈은 나가고 없다 ^^^^^^

 

 

지리산 종주를 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내가 추천하는 방법)

1. 21년 5월즈음 부터 열린 지리산 성삼재 새벽버스

: 강변역에서 출발(밤 11시)해서 지리산 성삼재에 3시반쯤 도착한다.

: 서울 올라오는 버스는 하산길에 따라 달라짐. 하산하는 곳에서 서울가는 버스가 있는지 알아볼것!

: 만약 하루밤을 자고 서울로 올라온다면 이 방법을 추천!

 

2. 지리산을 가는 산악회 버스를 예약

: http://thealpine.net좋은사람들 산악회 / 다음매일 산악회 등등 대체로 다음카페로 운영되고 있음. https://100mountain.tistory.com/633(참고)

: 내가 산악회 회원이 아니더라도 그냥 버스만 예약해서 가는 시스템이니 겁먹지 않아도 된다.( 혼자나 친구 두세명이서 갈때 추천)

: 당일치기로 다녀오고싶을때 or 오고가는버스 예약하기 귀찮을때 추천!

 

나의 경우 1번으로 갔다. 2번은 하는 법을 잘 모르기도 했고, 지리산 가는 버스가 열렸다는 기사를 먼저봤기때문에 일단 신청했음.

근데 생각보다 가는 사람이 많아서 정말 많이당황했다;;ㅎㅎ 다들 산에 진심이구나 싶었음...

왼쪽은 지리산 노고단행 버스 / 오른쪽은 백무동에서 찍은 시외버스 시간표 참고하시길!

 

출발전에 체크해야할 리스트 !

1.비상의약품(파스,밴드, 후시딘, 진통제알약 등등)★★

: 종주할때 필수품이다!! 꼭챙길것. 특히 지리산은 어마하게 크기때문에 중간에 아프면 몹시곤란해짐.

 

2. 물, 간식, 비닐봉투 ★★

: 물은 겨울빼고는 2통씩 챙겼다. 특히 여름에는 중간중간 물 보충도 필수.

: 그리고 산에는 쓰레기통 없다. 무조건 봉투챙겨서 쓰레기는 가져가자. ( 버리지말고!!!! )

 

3. 얇은 땀수건, 바람막이, 스틱,  모자, 아이젠(10월~3월), 스패츠(한겨울), 선크림,보조배터리 

: 땀수건과 바람막이, 스틱, 보조베터리는 종주가 아니라도 필수지만 종주할때는 진짜 꼭 필요하다.

특히 종주 기록+지도확인 하려면 보조베터리 필수!

: 아이젠은 10월말 부터 가방에 넣어놓는게 좋다. 눈이 언제올지 모르기때문에! 

산은 눈이 오면 그늘 진 쪽은 잘 안녹기 때문에 혹시 모를 부상을 위해 챙기는 것이 좋다. 무겁지도 않으니 꼭 챙기자.

 

4. 내체력.

: 난 등산도 여러번 해봤지만 이렇게 장거리는 처음이었다. 때문에 중간에 내려오게된다면 어디로 갈 수 있는지 루트를 여러개 생각해놓고

가는게 좋다. 안그러면 멘탈 바사삭.. 가기전에 꼭 20키로 정도의 장거리 산행 해보고 가기!

 

 

-----

 

출발 당일 간식 및 점심을 챙기고 고고!

친구와 남편 이렇게 세명이서 걱정반기대반 출발했다!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성삼재 도착!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어두웠는데도 헤드렌턴없이도 사람들이 따라가는 방향에 따라 같이 걸었다.

 

빠르게 노고단 도착!

노고단 고개

노고단고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지리산은 설악산보단 험하진 않지만 언덕은 아니기때문에 무조건 등산화+스틱은 기본!

 

노고단~삼도봉 가는 길목

아직 해가 뜨기전 여명에 맞춰 빠르게 지나가서 사진이 없다 ㅠㅠ 삼도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생각보다 빠르게 가야한다. 

우리도 거의 뛰다시피 빠르게 감. 근데 진짜 아예 뛰어가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삼도봉에서 본 일출
삼도봉 (전라남도, 전라북도,경상남도 세개의 도의 분기점)

성공적으로 일출을 마주하고 난 뒤 간단한 간식을 먹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사람이 덜 붐비는 곳에서 잠깐 식사하고 바로 다시 출발.

생각보다 가야할 길이 멀어서 거의 쉬지 않고 등산한 것 같다.

 

 

연하천 대피소.

연하천 대피소는 생각보다 작다. 앉을 자리도 그리 많지 않기때문에 정말 잠깐 쉬어가는 쉼터느낌에 가까운듯.

그래도 앉을 자리가 있어서 쉬면서 체력보충 겸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

노고단~연하천대피소까지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왔고 어렵거나 힘든 길 없이 왔다.

서울에서 비슷한 산 느낌을 찾자면, 불암산정도?

돌을 타기보다 흙산에 가깝고 계단도 거의 없다시피해서 비슷하지만 그래도 불암산 보다 더 험하고 힘든건 사실이다. ㅎㅎ

중간중간 넘나 예쁜 산 능선들. 역시 지리산...

지리산은 정말 3개의 도를 넘나드는 산이기에 엄청나게 크다. 

설악산은 그자체가 멋있다면 지리산은 그 크기에 압도당하는느낌... 사막한가운데 있는 것 처럼 산 한가운데에 있는 느낌이다.

그만큼 산이 주는 기운도 크고 넉넉한 기분.

5월이라 철쭉이 필때간건데 생각보다 연두연두한 산이 예뻤다.

아직은 울창한 느낌이 덜 해서 풍경이 가려지지 않아 좋았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딱 산타기 좋았던 날.

 

벽소령대피소

 

내가 저 매우 어려움을 확인했어야했는데...하...

 

벽소령 대피소는 주변이 좀 트여있는 편이라 연하천대피소보다는 여기가 더 좋았다.

연하천~벽소령대피소 까지 계단+돌+흙길.. 뭐 그냥 다양했다 ㅋㅋ 딱 적당히 힘들었던 느낌!

그래서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다라는 세사람의 공통된 의견으로 한번 정상까지 가보자라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하.지.만 우린 이때 몰랐지....

벽소령대피소~세석대피소 까지 난이도가 보통이지만 어렵다는거..

그리고 벽소령에서 세석으로 출발한지 30분 정도 지난 뒤에 내가 발목을 삐었다. ㅠㅠㅠ

인대가 늘어난 것까지는 아닌데 이대로 정상까지는 무리일것 같다란 판단으로 세석까지만 가기로 함 ㅠㅠ

다행히 지나가시던 분이 내가 넘어지는거 보시고 진통제 한개 먹으면 걸을만 할거라며 주시고 가셨다..(너무감사했음 ㅠㅠ)

하지만

세석대피소까지가 그렇게 힘들줄 몰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지금 생각해도 울고싶을정도.

체력이 일단 점점 닳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업다운이 좀 있어서 지쳤다.

지칠때마다 청포도사탕파워를 외치며 입에 사탕넣고 등산!ㅋㅋㅋ

생각보다 산길 30키로는 어마어마한 길이었..

중간중간 예쁜 뷰를 보며 마치 환각제를 한모금씩 들이키는 심정으로 갔다.ㅎㅎ 

그래도 정말 지리산에서 봤던 드넓은 산 능선들은 잊을수없다.

산 철쭉들
그래도 봄은 예쁘다.
이때 이미 멘탈 반쯤 나감

세석대피소에서 진짜 멘탈 나가서 셋다 정신 놓을뻔했다 ..

한명은 무릎, 한명은 발목, 한명은 체력때매 이미 많이 지쳤었다.

풍경도 날씨도 사진도 너무 예쁜데 내 몸은 거의 만신창이..ㅋㅋㅋ

일단 정상은 못가고(시간이 이미 너무 지체되서 갈수가 없었다.) 가장 가까웠던 한신폭포를 지나 백무동야영장쪽으로 내려가기로했다.

세석대피소에서 장터목대피소 길이 예쁘다는 얘기를 들어서 장터목까지 가고싶었지만 한계가 왔기에 그 마음 고이접어두고 내려가기 시작!

 

다 내려오고난 뒤 너무 좋아서 챨칵
끝났다!

 

무박종주는 실패!ㅋㅋㅋㅋ로 끝났지만

해봐야 실패하는지 아닌지 아는것 같다 ㅎㅎ

산이 허락한 만큼 가는 것, 내 체력의 한계를 알고 그만큼 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던 날.

힘든 것 보다 거리가 주는 그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내가 아직 얼마나 등린이인지 몸소 체험했다ㅋㅋㅋㅋ

다음에 또 가게된다면 적어도 2번 정도는 30키로 등산을 해야 적어도 정상찍고 내려올수 있을듯.

 

과연 그 다음은 언제가 될것일지..!

반응형